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빅데이터센터
융합의학기술원 실습생 정서이·김수현

기자명 김왕근 기자 (slbu@themedical.kr)
이화여대 의대 김수현씨. [사진=성유숙 기자]
이화여대 의대 김수현씨. [사진=성유숙 기자]

“의대와 공대의 교류가 활발한 게 인상적이다. 의대 쪽에서 원하면 수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화여대 의대 본과 4학년생 김수현은 서울대 융합의학기술원에서 3주 실습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융합의학기술원은 서울대병원이 축적한 의료 빅데이터와 의료진의 경험 및 아이디어가 신의료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코딩에 관심이 있어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다. 학문 간 ‘융합’을 강조하는 교수님들의 조언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했는데 실패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인공지능(AI) 연구원으로 1년 근무했지만 의학 지식이 모자라 한계를 느꼈고, 결국 의대 본과1년생으로 편입했다.

이대 의대에는 학교 밖 기관에서 공부하도록 하는 6주간의 ‘선택 실습’ 과정이 있었는데, 김수현은 그 중에서 3주 과정을 서울대학교 융합의학기술원에서 하기로 했다. 이곳 연구원들이 AI대회에서 상을 타는 것을 보고, 이규언 빅데이터센터장에게 메일을 보내 실습 허락을 받았다. 연구 과제는 ‘심전도 데이터를 통해 환자의 건강 문제 유무를 판별하는 알고리즘 개발’. 이는 같이 공부하는 정서이 연구원이 제안한 주제 중 하나였다. 김수현은 “서울대 암병원 갑상선센터의 데이터 300건을 참조했고, 무사히 실습을 마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으로 연수도 다녀왔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지난 22년 1월, 사람 도움 없이 돼지의 장을 봉합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서울대 바이오엔지니어링전공 정서이씨. [사진=성유숙 기자]
서울대 바이오엔지니어링전공 정서이씨. [사진=성유숙 기자]

정서이 연구원은 서울대 대학원 공과대학 협동과정 바이오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다. 이 과정에는 생명과학, 의학, 공학 교수들이 들어와 다양한 수업을 한다.

바이오메디컬 공학부에서 기계 컴퓨터 화학 등의 지식들을 합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공부에 재미를 느낀 그는 졸업 후에도 공부를 계속하기로 했고, 서울대 공과대학 공현준 교수에게 메일을 보냈다.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의료 확장현실, 공간지능기술, 의료영상정보학, 기계학습 등 융합의학 분야에 관심이 있고, 교수님이 쓰신 논문도 흥미로웠다”라는 내용이었다. 정서이 학생은 공현준, 김성한 두 교수에게 지도받으며 의료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혹은 이를 아우른다는 뜻의 혼합 현실(MR. Mixed Reality),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을 공부하고 있다. 의학 쪽으로는 이규언 교수에게서 배우고 있는데, 실제로 의사 선생님들과 대화하고 회의하면서 의사들이 필요한 기기를 만드는 연구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는 수술 도구 및 장기를 인식하는 알고리즘, 엑스레이 판독 알고리즘 그리고 이규언 교수가 하는 갑상선 로봇수술 영상 등을 공부하고 있다. 김수현 학생의 연구 주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갑상선을 떼어내면, 칼슘이나 칼륨 농도 수치가 떨어질 수 있고 그러면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매번 피를 뽑는데, 심전도 수치만으로 칼륨 농도를 알 수 있으면 환자가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그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제작을 위한 기초 알고리즘 개발을 제의했다.” 그는 “내가 작은 도움이라도 된 것 같아 기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