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훈 충북대학교병원 교수(위장관외과)는 “비만대사수술하면 굉장히 효과가 있다. 생존기간이 늘어난다. 심혈관 질환 등으로 사망하는 걸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4월 9일 충북대병원 암병원 8층의 외과 의국에서 만난 김 교수는 “비만인은 한국 인구의 40%에 가깝고, 비만대사수술을 받아야 하는 대상인 사람만도 인구의 5%쯤 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체질량지수가 35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이상이고 동반 질환이 있으면 비만대사수술 적응증”이라며 “이때 동반 질환이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 질환
박경순 전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난 3월 29일 더메디컬과 만나 엉덩이 관절 수술에 관해 설명했다. 엉덩이 관절 수술은 대퇴골두 골괴사가 원인이다. 대퇴골두는 대퇴골의 머리를 말한다. 대퇴골은 다리뼈다. 그러니 대퇴골두 골괴사는 대퇴골의 머리 부분이 죽은 것이고, 죽어서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거다. 과거에는 대퇴골두 골괴사라고 하지 않았다. 무혈성 괴사라고 했다. 박 교수는 “피가 없다는 무혈성이란 말은 정확하지 않다. 조직 검사를 해보면 혈관이 조금은 있다. 학회에서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남자 환자 많다”=혈관이 어디
지난 번 글에서 19세기에 페로 제도, 하와이, 피지, 그린란드에 홍역이 유행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발병률이 99.9%라거나, 피지 인구의 약 3 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는 통계는 홍역의 무시무시한 전염력과 병독성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여기서 페로 제도 이야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5개월 만에 주민 7782명 중 약 6000명이 홍역에 걸려 100명 넘게 사망하는 와중에도 고령자들은 무사했다는 거지요. 어떻게? 이들은 65년 전, 어릴 적에 홍역에 걸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현상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홍역은 무서운 병이
박준석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교수(대장항문외과)를 서울 민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민병원에 거의 다 갔을 때 병원 어디로 가야할지 묻기 위해 박 교수에게 전화했다. 지난 3월 26일이었다. 박 교수는 “서울역에서 택시를 타고 가고 있다. 10여분 후에 도착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근무처인 대구에서 열차 타고 서울에 조금 전 온 듯했다. 박 교수를 이날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의 민병원에서 보기로 한 건, 그가 개발한 ‘수술보조협동로봇’을 보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대구에서 이롭을 창업했고, 수술을 돕는 로봇을 최근에 내놓았다고
원호륜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미세갑상선유두암 진단을 받은 젊은 환자가 수술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나, 젊은 층 암이 더 위험하다. 수술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지난 3월 28일 더메디컬과 만나 “연구 결과, 연령 그룹별 재발 위험비(hazard ratio)가 55세 이하 그룹이 1일 때, 55세 이상 그룹은 0.3으로 나왔다. 55세 이하 연령이 미세갑상선유두암 예후가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원 교수는 갑상선암을 보는 의사다. 그는 지난 2월 16일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소아청소년 2형당뇨병의 유전적 구조를 소아고혈압이나 다른 만성대사질환에 적용해 관련 희귀변이를 찾아낼 수 있다곽수헌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지난 3월 20일 “나는 당뇨병의 유전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오래전부터 관심 갖고 탐색해 왔다”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날 더메디컬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과 같은 만성 대사질환을 연구하니, 가족력이 중요하다는 걸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가족력은 유전이고, 유전을 보는 데 중요한 게 DNA다. 그래서 당뇨병 관련 유전체 연구가 굉장히 많이 진행되
의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의 질병과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 중 하나다. 또한 의학은 현대에 이르러 상당히 세분화되어 발전하고 있고 또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분야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더메디컬은 의학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각 의학 분야별로 현안과 비전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각 학회 대표자를 만나는 ‘학회탐방’ 시리즈를 연재한다. 의사가 복잡하고 소송위험 높은 수술 피하면수술로 완치할 수 있는 환자도 방어진료 제대로 된 보상체계 못 갖춰 환자만 피해기자는 최근 강성범 대한대장항문학회
칠곡경북대학교병원 1층 응급실 입구의 데스크에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가 앉아 있다. 응급의학과 김창호 교수다. 지난 4월 4일 오후 2시. 홍보실 관계자가 더메디컬 기자를 데려온 걸 보자 김 교수는 “오늘이었나? 잊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약간 초췌한 모습이다. 김 교수는 “어제 밤잠 못 잤다. 세수 좀 하고 오겠다”라고 말했다.김 교수는 24시간 당직 중이다. 이날 오전 8시 당직은 시작했고, 다음날인 5일 오전 8시까지 계속된다. 24시간 근무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익숙해지면 되는 것일까?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 교수
AI로봇 소재 SF영화 ‘아카이브’일본의 어느 오지에 있는 비밀스러운 연구소에 AI 로봇 전문가 조지가 로봇 둘을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조지는 회사의 비밀 프로젝트인 고성능 AI 로봇 개발 연구를 해왔는데, 갑자기 CEO가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 조기 종료한다는 통보를 합니다. 그리고 성과물을 당장 제출하라고 보챕니다. CEO는 몰랐지만 조지는 회사 돈으로 개인적인 연구를 해왔습니다. 고성능 AI 로봇 J(쥴스) 3를 만들어 죽은 아내의 ‘마음’을 다운로드할 작정이었습니다.아내 줄스는 최근에 교통사고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1.구급차는 흔들렸다. 좌회전과 우회전마다 몸이 쏠렸다. 유니폼을 단정하게 입은 구급대원과 짙은 청색 근무복을 입은 나는 그때마다 균형을 잡으려고 목각인형처럼 상체를 움직였다. 환자가 누운 이동식 침대도 덜컹였다. 환자에게 연결된 수액들, 모르핀이 섞인 수액과 혈압강하제가 섞인 수액도 천장에 달린 훈제햄처럼 대롱거렸다. 그런 상황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입을 열었다.“대동맥(aorta)은 심장과 연결된 굵은 동맥입니다. 심장에서 바로 혈액이 뿜어지는 곳이라 세 개의 아주 튼튼한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손상이 발생해도 세
(기사를 좀 달리 썼다. 기자가 화자가 아니고, 취재원이 화자다. 취재원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나는 충북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양범희 교수다. 지난해 11월 16일 열린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APSR) 총회에서 교육상을 받았다. 그 때 연구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며, 더메디컬 기자가 취재하러 왔다. 2월 14일 충북대병원 서관 2층 호흡기내과 ‘다학제 진료실’에서 만났다. 사진 기자도 같이 왔다. 내 입에서 순간 이런 말이 나왔다. “신문에 나올 사진은 내가 주면 안 되겠느냐.” 예컨대, 충북대병원 사이트에 나와 있는 나의
분당서울대병원(병원장 송정한)은 지난달 20일 이비인후과 이재서 교수(사진)팀이 ‘약물유도 수면 상기도 내시경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국책사업’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더메디컬 2024년 1월호)과제 결과 약 9000개의 영상 데이터와 4만5000개의 이미지 데이터를 AI 허브에 공개했다. AI 허브는 의료 AI 연구자 등 누구나 접속 및 활용할 수 있어, 검사자마다 다르게 해석되는 상기도 내시경 영상의 일치도를 높이고 적절한 치료 방법 선택에 도움을 주는 AI 개발에 기여할
한산한 저녁이었다.응급실은 대개 늦은 저녁부터 자정 사이에 가장 바쁘다. 그러나 그 날은 어쩐지 내내 조용히 하루가 흘렀고 우리는 오랜만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나는 답답한 진료실에서 나가 간호사 스테이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리는 새로 개봉한 영화 이야기, 근처의 맛있는 떡볶이 집, 며칠 전에 다녀간 복잡한 환자에 대한 수다를 나누었지만 한참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도 오늘따라 환자가 적다거나, 저녁 내내 한산해서 좋다는 말은 아무도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런 말을 하면, 반드시 이상한 환자가 오거든. 상태가 아주
의료 기기를 개발‧생산해 시장에 내놓는 일은 쉽지 않다. 인체에 직접 접촉하거나 건강과 직결되는 기기인 만큼 안전성을 꼼꼼히 따지는 건 물론이고 인허가 과정도 까다롭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신제품을 개발했다가 인허가 과정에서의 이런저런 규제와 조건에 맞춰 고치길 반복했더니 결국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것과 똑같은 제품이 됐더라는 일화는 해당 업계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되새겨 봄직하다. 해외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다면 일은 더 복잡해진다. 국가별로 요구하는 인허가 조건이 달라 어지간해선 기업이 자체적으로 적합성을 갖추기가 어렵다
독일 통일 배경 영화 ‘굿바이 레닌’영화 배경은 동독 붕괴와 독일의 통일 기간인 1990년 무렵입니다. 1989년 10월, 철의 장막 너머 동 베를린에 자유의 바람이 붑니다. 장벽을 거부하는 시위에 가담한 동독 청년 알렉스는 무자비한 진압으로 맞선 경찰에 끌려갑니다. 우연히 이를 목격한 모친은 그 자리에서 쓰러집니다. 모친은 누구보다도 열렬한 공산당원이었으니 큰 충격을 받을 만합니다. 병원으로 실려간 모친은 심장마비와 그로 인한 추가적 뇌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집니다.그 사이 역사의 큰 물줄기가 바뀝니다. 미국과 소련이 화해하고, 소
감성철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지난 3월 5일 더메디컬과 만나 “전립선 비대증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침습적인 수술과 최소 침습적인 수술법이다”라고 말했다.감 교수에 따르면, 침습적인 수술법에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과 홀뮴 레이저 전립선 제거술(HoLEP)이 있다. TURP는 과거 표준 수술법이었다. 지금도 많이 한다. 내시경 끝에 동그란 고리(loop)가 달려 있고, 루프에는 전기가 통한다. 루프로 비대해진 전립선을 긁어낸다. 전립선 내부의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 쪽 벽을 깎는다. ◇HoLEP=감
의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의 질병과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 중 하나다. 또한 의학은 현대에 이르러 상당히 세분화되어 발전하고 있고 또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분야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더메디컬은 의학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각 의학 분야별로 현안과 비전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각 학회 대표자를 만나는 ‘학회탐방’ 시리즈를 연재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국내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 의료학회 중 하나로, 1945년 조선정신신경의학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대표적인 의료학회인 대한내과학회,
안개가 걷히며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한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큰 도시는 익숙해지질 않는단 말이야.’ 바닷바람이 한바탕 뱃전을 휩쓸고 지나갔다. 황급히 옷깃을 여몄지만 여지없이 기침이 터져 나왔다. 으슬으슬 몸이 춥고 떨렸다. 하지만 그는 미소 지었다. 장작이 타닥타닥 타오르는 벽난로 앞에 앉아 뜨끈하게 데운 포도주를 한잔 들이키면 감기 따위는 금방 떨어지리라. 일은 그렇게 풀리지 않았다. 열이 계속 오르더니, 기침이 심해지고 눈이 충혈되었다. 사흘 뒤 얼굴을 시작으로 붉은 반점이 돋아나 온몸으로 퍼져
일곱 개의 해가 뜨는 작은 도시, 일곱 명의 여자가 살았다. 어느 집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아내였으며, 모두 엄마였다. 그들은 다 합해 아홉 명의 아들과 딸 여섯을 두었다. 한 사람이 잠들면 다른 한 사람이 깨어났고, 서쪽에서 해가 지면 동쪽에서 다시 동이 텄으므로 그 곳에는 어둠이 없었다. 여자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해를 띄웠고, 도시는 평화로웠으며, 아이들은 내내 웃으며 노래했다.시내는 다 둘러보는 데 하루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아담했다. 한 가운데에 작은 터미널이 있었고, 도시의 경계에는 더 큰 도시로 향하는 역 하나가,
암 부위 제거하면 98% 완치 가능한 환자나이가 80인데 무슨 수술이냐며 거부몇년 후 안구까지 암 번져 다시 찾아와하대룡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교수와 취재를 하루 앞두고 통화했다. 만나면 무엇을 주제로 취재하면 좋을지를 물었다. 하 교수를 만나기로 한 건, 그가 지난해 10월 ‘남송정 태안학술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 정기총회에서 상을 받았고, 수상 이유는 “2020년부터 피부암 및 피부 병리 분야에 대한 17여편의 SCI(E) 주저자 논문을 게재하는 연구 업적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