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뉴스 인물]
송해룡 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장

병원·제약사·보험사·통신사 아우르는 대형 협회 출범
정부 바이오헬스 세계화 구상에 화답하는 협회 될 것

기자명 김왕근 기자 (slbu@themedical.kr)
송해룡 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초대 회장은 “K팝처럼, 우리의 디지털헬스케어도 세계에 ‘롤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성유숙 기자]
송해룡 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초대 회장은 “K팝처럼, 우리의 디지털헬스케어도 세계에 ‘롤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성유숙 기자]

“디지털헬스케어는 지금 미국과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 의료기술과 디지털 문명에서 앞서 있는 한국은 정보기술(IT)과 생명기술(BT)을 융합한 4차산업혁명으로 빨리 가야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원격의료의 길이 막히는 등 사정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우리는 원격의료, 비대면진료를 활성화해서 K팝이 그런 것처럼 세계에 ‘롤모델’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이런 제안을 할 것이다.”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창립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송해룡회장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각계 단체들을 한 데 묶어 ‘네트워크’를 조직했기 때문에 의료 혁신을 이룰 길이 보다 명료해졌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은 협회 회원들도 공유하고 있었다. 1월 27일 발기인대회장에서 발언한 인사들의 면면과 발언 내용들을 보면 이런 분위기를 알 수 있다. 

한호성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 회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얼마 전 윤대통령이 우리나라 바이오헬스를 세계 5위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구상에서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날인 26일 대한의학회회장으로 선출된 이진우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은 “194개의 의학 관련 학회가 회원으로 있는 대한의학회는 의학 연구 기반 조성을 통한 국민 보건 향상이 설립 목적이다. ”라며 “거기에서 제가 부회장직과 혁신의료기술위원회를 담당하고 있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이후 “디지털 헬스에 관련된 종합 대책이 금년 2~3월 중으로 발표될 것이다. 디지털의료와 관련하여 많은 규제와 제약을 혁파하도록 우리 협회가 도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 기업 CJ올리브네트웍스  차인혁 대표는 “저는 CJ그룹에서 전체 디지털 총괄을 맡고 있다, 3년 전 디지털치료산업에 눈떴고 이어 송해룡회장을 알게 됐다”라며 “글로벌 투자사의 한국 회사에 대한 투자, 그리고 한국 투자자들의 외국 회사에 대한 투자 분야에서 공헌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헌 휴니버스 대표(고대 안암병원 교수)가 ‘디지털 의료산업의 활성화 전략’, 홍성민 교보생명 차장이 ‘디지털 의료기업과 교보생명과의 협업’, 박옥남 메디헬프라인 대표가 ‘’디지털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민간주도 클러스터 선도 모델 제언’, 이태규 스케일업파트너스 대표가 ‘디지털 의료 전용펀드 필요성과 밸류업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기조발표를 했다. 

송회장은 어떻게 이런 주요 인사들을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라는 조직으로 포괄할 수 있었을까? “내가 그들을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라고 그는 말했다. 

송해룡회장은 2019년부터 3년간 고려대구로병원의 개방형실험실을 이끌었다. 개방형실험실이란, 병원에서 의료관련 기업들에게 공간과 시설 등을 제공하면서 즉 병원과 기업이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기업들을 탄생시키는 사업이었다. 30억의 예산을 받아 진행된 이 사업은 투자유치 300억, 정부 과제 수주 230억의 성과를 거둬 2020년 정부혁신 사례에 선정되었다. 

송회장은 또, 지난 2020년 의사창업연구회를 발족시켰다. 창업한 의사들, 창업을 하려는 의사들을 한 데 묶어 서로 돕는 조직을 만든 것이다. 그러자 IT, BT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 및 기업들이 “함께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밝혀오기 시작한 것이다. 

송회장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선진 산업의 현장도 둘러봤다. 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 미국 지사장이던 우정훈 BW바이오메드 대표가 연구중심병원 기반 창업기업과 교수들에게 미국 병원이 설립한 창업 센터 및 투자기관들을 소개하였다. 송회장은 이 과정에서 미국의 병원이 투자회사를 만들어서 기술을 사업화시키고 회사를 만드는 걸 목격했고, ‘의사창업연구회’ 조직이 있는 것도 보았다. 

그는 끊임없이 일을 벌이고 그러면서 배우는 사람이었다. 의사창업연구회의 임원들, 최치호 홍릉 강소특구 단장과 협업하여 의사창업기업- KIST 교수들의 공동연구플랫폼을 만들었고, 경희대와 고대의료원의 창업기업을 많이 탄생시켰다. 고대구로병원 개방형실험실의 단장으로 근무하면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 교보생명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팀, CJ 올리브네트워크 차인혁대표팀들과 협업하여 마이테이터 사업 및 메타버스 개발 사업등을 진행하였다. 그러면서 창업 기업들의 현황도 파악했고, 그 결과 IT와 BT, 정보와 의료가 합쳐져야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의사를 중심으로 한 거대 네트워크‘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송회장은 올 1월2일 부천대성병원 의료원장에 임명됐다. 이 병원 소유의 대부도 2만평 부지에 항노화센터, 실버타운, 요양병원, 스포츠의학센터를 설립해 2026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를 추진하면서 왜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 

“대부도 프로젝트는 디지털 의료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실험실)다. 대학병원은 내 생각만큼 빠르게 돌아가지 않는다. 부천대성병원은 내 고려대학교 20년 선배인 홍영의이사장님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연세가 있으셔서 그 아들인 홍석원 고대 보건행정학 박사가 물려받았다. 홍박사가 최근에 나를 찾아와 ‘부천대성병원을 고대병원의 위성병원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나는 부천대성병원을 정형외과에 특화된 근골격계 질환 수술 및 재활치료 병원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부천대성병원은 요양원, 요양병원이 많은 부천시하고도 협력해, 환자들에게 생체신호를 바탕으로 건강을 항시 체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손목시계, 신발 깔창 등에 신호를 전달하는 의료기기를 달아 의료정보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송회장은 이미 유명인이다. 정형외과 의사로 살면서 ‘한국 작은키 연합회’를 만들어 20여년간 캠프를 열었다. 2006년에는 고대구로병원에 희귀난치성질환센터를 건립했고 희귀난치성 질환 환아들의 수술 및 재활을 돕는 SBS 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프로그램을 2003년부터 10년 넘게 진행했고, ‘SBS 희망 내일 나눔 대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 결말은 무엇일까? 

이날 박옥남 메디헬프라인 대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제를 했다. “미국 금융위기 때 경제를 일으킨 민간 주도 기업들이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린다. 이들이 이후 넷플릭스나 구글 등의 기업이 일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것은 집단멘토링, 신뢰,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서로 돕는 문화였다.” 한마디로 “우리가 페이팔 마피아가 되자”라는 것이었다.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가 앞으로 그런 역할을 할지 주목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