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과학회서 최우수 연제상·우수발표상]
감성철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70대 남성 전립성비대증 유병률 70~80%
고령·합병증으로 수술 못할 땐 약 처방
치료제 ‘탐스로신’ 용량별 효능 연구해 발표

소변은 너무 참아도 너무 자주 봐도 안 좋아
참는 게 만성이 됐다면 방광 근육 늘어난 것
야간뇨 원인 다양, 병원 찾아 진단 받아야

기자명 창원=최준석 기자 (iohcsj@gmail.com)
감성철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성유숙 기자]
감성철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성유숙 기자]

감성철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과학 의사다. 지난 3월 5일 만난 감 교수는 “남성과학은 단순하게 말하면 남자의 전반적인 건강에 관한 학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남성과학 외에 배뇨 장애로 진료 영역을 넓혀서 보고 있다. 배뇨 장애 중 하나는 전립선 비대증이다. 단일 질환으로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감 교수 환자 중에서 가장 많다. 감 교수를 찾아간 건 그가 한국남성과학회에서 지난해 4월에는 ‘최우수 연제상’을, 올 1월에는 우수 발표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감 교수의 수상 관련 논문 제목은 ‘국제전립선 증상점수가 21 이상인 남성의 치료에 대한 탐스로신(tamsulosin) 0.2mg과 비교한 탐스로신 0.4mg의 효능’ 연구다. 논문은 작성 중이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약 연구=감성철 교수가 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학회가 대한남성과학회다. 감 교수가 지난해부터 상을 여러 차례 받은 곳이 이 학회다. 감 교수는 소변을 보는 것의 어려움, 즉 배뇨 장애 관련, “남자는 나이가 들면 소변에 다 문제가 생긴다. 40~50대부터 전립선이 커지기 시작한다”라며 “전립선 밖으로도 자라지만 요도 안쪽으로도 자라, 소변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진다. 오줌발이 가늘어지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감 교수는 이어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고령사회로 갈수록 더 많아진다”라며, 따라서 노인학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감 교수가 지난해 4월 수상한 연구는 전립선 비대증 관련이고, 그중에서도 약물 치료다. 감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의 1차 치료는 약물치료다. 전립선 비대증은 진행하는 질환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약에 반응하지 않을 때가 온다. 이 경우 수술을 받으면 좋으나, 수술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있다. 또 수술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약물로 치료한다”라고 말했다. 전립선 비대증 관련 대표적인 약 중 하나가 탐스로신이다.

 

◇전립선 비대증 진단법=감성철 교수가 지난해 4월 최우수연제상을 받은 논문 제목에는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라는 용어가 들어 있다.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 Score, IPSS)는 설문지다. 지난 한 달 동안 하부요로증상에 대해 7가지를 묻는다. 저장 관련 항목 3개와 배뇨 증상 관련 항목 4개로 되어 있다. <표 참조> 항목의 질문에는 6가지 답을 할 수 있고, 답변 내용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총점이 35점인데, 점수가 높을수록 배뇨 장애가 심한 거다. 21점 이상이면 배뇨 장애 중증도 이상이다.

감 교수 연구 제목을 다시 보자. ‘국제전립선 증상점수가 21 이상인 남성 치료에 대한 탐스로신 0.2mg과 비교한 탐스로신 0.4mg의 효능’이다. 그러니까 배뇨 장애 중증도 이상인 남자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탐스로신이 있는데, 탐스로신에는 두 가지 용량이 있다는 거다. 0.2mg과 0.4mg이다. 0.4mg 효능이 0.2mg에 비해 어떨까를 연구했다.

 

◇탐스로신이라는 약=탐스로신 0.2mg은 전립선 비대증에 사용한다. 한국에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쓴다. 탐스로신은 연 판매액이 1500억 원이고, 지난 몇 년 추세를 보면 연 10%씩 매출이 늘고 있다. 0.2mg 용량을 사용하는 나라는 세 곳이다. 일본, 한국, 중국이다. 대만은 0.2mg이었으나 0.4mg으로 옮겨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0.4mg 탐스로신을 쓴다.

왜 용량이 국가에 따라 다른가? 탐스로신은 일본 제약업체 아스텔라스제약이 개발했다. 감 교수는 “일본 임상시험에서는 0.2mg이 효과 대비 부작용을 감안할 때 가장 좋은 걸로 나왔고, 미국에서는 0.4mg이 좋다고 나왔다. 그래서 용량이 다르게 두 나라에서 출시됐다”라고 설명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 약물은 작용 원리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탐스로신은 알파 차단제(Alpha-blockers)다. 정확히 말하면 알파-1 교감신경 차단제다. 전립선과 방광에는 알파-1 교감신경 수용체가 많이 있다. 수용체에 결합해, 약물은 결과적으로 전립선 근육이 축소되는 걸 차단한다. 달리 말하면 전립선 근육을 이완시킨다. “탐스로신은 방광 입구와 전립선 요도를 벌어지게 해서 오줌발을 굵게 만든다”라고 감 교수는 말했다.

탐스로신 이전에는 카투라, 하이트린, 자트랄과 같은 약이 있었다. 알파 교감신경 수용체에는 3가지가 있다. 알파-1, 알파-2, 알파-3이다. 탐스로신 이전에 나온 약은 알파-1, 2, 3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알파 교감신경 수용체에 결합했다. 이와 달리 탐스로신은 알파-1 교감신경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전립선 이완 효과가 더 크다. 또 이전 약들이 갖고 있던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부작용이 덜하다. 기립성 저혈압은 앉았다가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져 뇌혈류 공급이 약해지는 걸 말한다. 어지럼 증상이 있다.

 

◇탐스로신 0.2mg 대 0.4mg=한미약품이 2020년 ‘한미탐스캡슐’이라는 탐스로신 0.4mg 약을 내놓았다. 일본업체의 하루날D 약 특허가 끝난 뒤에 출시했다. 감성철 교수는 “임상 진료 환경에서 0.2mg으로는 치료 효과가 좀 부족한 사람이 있어, 허가 용량보다 많은 0.4mg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허가 외 처방을 과거에 했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갔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위한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본인은 못하겠다고 할 수 있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못한다고 한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이 고령 환자가 대상이다. 이분들은 고혈압이나 다른 만성 질환이 많다. 그런 경우, 수술 대신 0.4mg 약을 처방해줬다. 허가는 0.2mg으로 되어 있으나 0.4mg으로 단위를 높인 걸 주는 거다. 더 높은 단위를 쓰면 효과가 있었다. 부작용은 잘 없었다. 한미약품이 0.4mg 약 출시에 앞서 임상시험을 했다. 그 시험 결과에 따라 약으로 내놨다.”

 

◇다시 탐스로신 0.4mg 이야기=감성철 교수는 탐스로신 0.4mg이 전립선 비대증에 대해 사용승인 난 뒤 환자에 대해 처방했다. 환자 2000명 데이터를 모았다. 창원경상대병원과 진주경상대병원 환자 데이터다. 0.2mg과 0.4mg 처방한 사람을 1000명씩 모았고, 어느 약이 효과가 더 좋은지를 비교 조사했다. 환자를 2000명 모을 수 있다는 건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감 교수는 “한달에 외래 환자가 500~600명 되는데 이 중 40%가 전립선 비대증이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0.4mg 약이 초기 3개월까지는 치료 성적이 좋았다는 걸 확인했다. 증상이 빨리 좋아졌다. 그런데 2년이라는 시간 뒤에 보면 0.2mg과 0.4mg이 효과에서 비슷한 걸로 나왔다. 탐스로신은 수술하기 전까지는 계속 먹어야 하고, 수술하지 않는다면 관련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 감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은 약을 평생 복용한다는 점에서 혈압, 당뇨와 같다”라고 말했다. 감 교수는 이어 “약은 증상 개선을 시키는 것이지 전립선 크기를 줄이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은 더 커질 것이고, 약을 먹어도 배뇨가 불편하면 다른 약으로 바꾸든가 다른 약을 추가하든가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것도 안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0.4mg 효능 연구 이후 감 교수의 처방은 달라진 게 있나? 감 교수는 “배뇨 장애 증상이 심한 환자는 0.4mg약을 먼저 준다. 그리고 3~4개월 지나 증상이 좋아지면 환자에게 약을 0.2mg으로 바꿔보자고 한다. 0.2mg 약으로 바꿨는데 배뇨 장애 개선 효과가 유지된다면 계속 그 약을 쓴다. 불편하다고 하면 약 용량을 다시 올린다”라고 말했다.

 

오른쪽 그림은 전립선 비대증으로 오줌길이 좁아진 경우다. 왼쪽의 정상적인 전립선에 비해 전립선 크기가 커지고, 요도가 압박받는 걸 알 수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
오른쪽 그림은 전립선 비대증으로 오줌길이 좁아진 경우다. 왼쪽의 정상적인 전립선에 비해 전립선 크기가 커지고, 요도가 압박받는 걸 알 수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

◇하부 요로 증상과, 우울증-불안의 관계=전립선 비대증 말고 감성철 교수 연구를 물어봤다. 감 교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환자 320명을 모아 연구에 적합한 200명을 대상으로 ‘하부요로증상과 우울증, 불안의 상관관계 연구’를 했다. 지나간 데이터를 분석한 게 아니라, 연구를 설계해서 진행한 전향적인 연구다.

소변 관련 증상은 과거에는 소변을 모으는 데 문제가 있는 저장 증상, 그리고 배뇨 증상으로 나눴다. 이걸 하나로 묶은 게 하부 요로 증상이라는 개념이다. 소변은 콩팥에서 만들어지고 요관을 지나 방광에 모였다가 요도로 배출된다. 하부요로 증상은 그 경로에서 방광과 요도에 관계된 증상을 말한다. 소변량 문제는 소변이 만들어지는 콩팥 상부 문제이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못 참는 건 하부요로 증상이다. 감 교수는 “병원에 주로 찾아오는 이유는 하부요로 증상 때문이다. 노화와 관계된 질환이 많기에, 어느 정도 참다가 도저히 불편해서 안 될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부요로 증상이 오래 되면, 특히 밤에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게 되면 우울증과 관계가 있다는 해외 연구가 많다”라고 했다. 그래서 하부요로 증상이 불안, 우울증과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감 교수는 하게 됐다. 감 교수는 “연구를 해보니, 제일 관심 가는 건, 야간뇨가 가장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우울증보다는 불안이 심한 걸 알 수 있었다”라며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남성 호르몬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봐야 할 게 있다. 밤에 소변이 마려워서 잠이 깨는지, 아니면 수면이 깊지 않아, 즉 수면장애가 있어 일어나는지 다를 수 있다. 검사를 해보면 안다.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이렇다. 소변이 마려워 깨는 경우라면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간다. 수면 질이 문제인 경우는 잠이 깼다가 한참 후 화장실에 간다. 잠이 깨서 뒹굴뒹굴하다가 다시 자기 전에 화장실 다녀온다. 실제로는 두 가지가 결합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전립선도 안 좋아지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거다. 또 우울증이라고 해서 우울병까지 가는 건 아니고 우울증 경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잠을 못 자니 사람이 예민해지고 기분 변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어지간하면 참는다?”=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보통 60대 이상이다. 60대보다는 70대가 훨씬 많다. 전립선 비대증 유병률이 50대는 20%, 60대는 40~50%, 70대는 70~80%다. 환자 수는 나이를 따라 커진다. 감성철 교수는 “50대 환자가 10% 되는데, 이들은 조금 불편해도 바로 찾아온 경우다. 반면에 70대는 불편해서 오는 사람도 있으나 딴 데가 많이 아파서 온다. 밤에 대여섯 번이라도 소변을 위해 일어나는 건 괜찮다, 참아도 안 죽는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오줌을 참아도 괜찮은가? 감 교수는 “너무 참아도, 자주 가는 것도 다 안 좋다. 적절한 게 좋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광은 근육이다. 근육이라는 게 한계가 있다. 무한정 늘어나지 않는다. 내 환자 중에 거의 2ℓ까지 소변을 참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참는 게 만성화되면서 방광이 늘어난 거다. 보통은 200~400㎖다. 200~400㎖가 넘으면 불안감을 느껴 방광이 터질 듯해서 화장실 간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전에 물을 먹지 않는데 밤에 화장실을 간다고 한다. 말을 들어보면 자기 전에 과일, 국, 찌개와 같은 형태로 수분을 다 섭취한다. 물 빼고는 수분을 다 먹는다. 야간뇨를 안 보려면 이런 걸 줄여야 한다. 야간뇨가 생기는 원인이 다 다를 수 있으니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에 맞춰 조금만 치료를 하면 금방 좋아진다. 좋은 약이 많다.”

 

◇비뇨의학과의 매력=감성철 교수가 비뇨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시작한 해 새로 비뇨의학과 전공의가 된 사람은 전국에 110명이었다. 의대 다닐 때만 해도 비뇨의학과에 관해 잘 몰랐다. 수련의(인턴) 때 실습을 과별로 돌면서 하는데, 첫 번째 온 과가 비뇨의학과다. 2003년이었다. 그때만 해도 비뇨의학과 수술이라고 하면 남성 수술만 하는 줄 알았다. 지금도 외부에서는 그렇게 잘못 생각한다. 비뇨의학과에서 한 달을 경험하고 보니, 수술이 매우 다양했다. 현미경 수술도 있고, 내시경 수술도 있고, 개복 수술도 한다. 전립선암, 방광암은 개복수술을 한다. 감성철 교수는 “다양한 수술과, 수술 방법이 너무 다양한 게 흥미로웠다. 또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의 초대 병원장이셨던 정기현 교수님이 당시에 비뇨의학과 과장님이었다. 잘 해주셨다. 그래서 비뇨의학과에 전공의 시작할 때 지원했다”라고 말했다.